120116.


퇴근길 어두운 겨울밤, 문득 예전 생각이 났다. 학교 마치고 신촌에 내려 사람들이 붐비는 명물거리를 지나 그랜드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집으로 오던 길. 한층에 5초나 걸렸던 엘레베이터를 타고 5층에 내려 집에 들어가 바쁘게 상 차리고 밥을 해 먹으며 티비를 보며 웃고. 침대에 앉아 창문을 열고 찬바람도 쐬다가 두꺼운 잠바와 맨발에 슬리퍼만 신고 근처 책방에 뛰어가서 새로 나온 만화책을 빌려보고. 이불을 몸으로 데워 얼굴까지 덮고 잠들었던 기억까지. 이상하게 요새는 예전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외로움인지 그리움인지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