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pleasures.


학창시절 내 보물이자 모든 것이었던 오락기들.
초등학생때부터 나는 가히 게임에 빠져 살았다.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꾸준히 비디오게임을 했었고 그 사이 사고 판 게임기도 여러가지. 당시 일본어로만 되어있던 게임들이라 순수 게임만을 위해 도서관가서 일본어 공부하고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일본어사전을 샀던 기억이 난다. 밤에 거실에서 소리 다 죽이고 불 끄고 게임하다가 부모님한테 걸려서 혼나서 자는척하다가 다시 한 적도 있었고, 게임 엔딩을 보며 혼자 멍하니 감상에 빠져 든 기억까지. 시간은 흘러 게임기는 저편 어딘가에 묻혀 먼지가 쌓여 있었고 엄마는 정리해서 버리던지 하라고 하는데 막상 꺼내어 먼지를 닦다보니 슬프구나. 그때는 용돈 아껴가며 사모으며 하던 게임기와 시디들이 이제는 짐밖에 되지 않는다니. 대학 위해 서울 가던 20살 시절, 엄마가 게임기 어쩔꺼냐고 했을때 나 나중에 아들 낳으면 물려줄꺼라고 했었는데. 나는 나이가 들어도 꾸준히 게임하는 그런 어른이 될 줄 알았다. 지금도 가끔 게임은 하고 있지만 예전만큼의 열정은 사라진듯. 내가 나이가 들어가고 어른이 되어 가는 듯해서 우울하구나.